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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치과 인문학 고사성어 베스트10과 치아 미인의 조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4-01-05 15:59:02

치과 전문의 송창석의 100문 100답 (8)

[세종대왕신문=송창석 치의학자문위원] 치아 치료는 의학이다. 또한 심리학이고, 사회학이다. 치아 치료에는 인간사 모든 것이 다 묻어있다. 치아가 인간의 삶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미를 다루는 게 인문학이다. 치아와 연관된 전통시대 사자성어를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대표적인 고사성어 10가지로 생각하는 치의학 인문학이다.

 

서동축제의 한 장면. 진평왕 책봉. ⓒ익산시

서동축제의 한 장면. 진평왕 책봉. ⓒ익산시

 

하나, 치아여론(齒牙餘論) vs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치아여론(齒牙餘論)은 당(唐)나라 이연수가 쓴 역사서 남사(南史)에서 유래했다. 치아 사이에서 나오는 말은 넉넉하게 하라는 뜻이다. 격려와 칭찬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제나라 시인 사조는 열심히 공부하는 젊은 공의조를 거듭 칭찬하며 격려했다. 그 결과 공의조의 재능은 날로 커져 문장가로 성장했다. 요즘의 표현으로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할 수 있다.

 

둘, 불현치아(不懸齒牙) vs 관심 꺼!

불현치아(不懸齒牙)는 치아 사이에 넣을 것이 되지 않음을 뜻한다. 논의나 말할 가치가 없다는 의미다. 요즘 표현으로는 ‘관심 꺼’나 ‘신경 쓰지 마’라고 할 수 있다. 진시황의 아들 호해가 황제가 되자 반란이 일어났다. 호해는 대책을 신하들과 논의했다. 신하 숙손통은 “반란세력은 좀도둑에 불과합니다. 어찌 치아 사이에 넣으려 합니까(何足置之 齒牙間)”라고 했다.

 

셋, 단순호치(丹脣皓齒) vs 시대 불변의 미인상.

단순호치(丹脣皓齒)는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로 직역된다. 동서고금을 망라한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을 상징한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미인인 경국지색(傾國之色)이나 화용월태(花容月態)와 비슷한 표현이다. 향락을 즐긴 주나라 유왕(幽王)은 미모가 빼어난 포사를 총애했다. 그러나 그녀는 왕을 위해 웃지 않았다. 왕은 그녀의 미소를 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하루는 봉수대에서 봉화가 피어올랐다. 적군이 침입한다는 긴급경보였다. 이를 본 포사가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를 활짝 드러내며 웃었다. 이에 왕은 적군이 침입하지 않아도 봉화를 피우게 했다. 결국 나라가 망했다.

 

제47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 임미선 作 ‘책거리 8폭 병풍’. ⓒ문화재청 

제47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 임미선 作 ‘책거리 8폭 병풍’. ⓒ문화재청 

 

넷, 각자무치(角者無齒) vs 세상은 살만하다.

각자무치(角者無齒)는 뿔이 있는 짐승은 이가 없다는 뜻이다. 조물주는 한 사람에게 모든 능력을 몰아주지는 않는다. 각자의 재능이 다르다. 다만 능력의 비교 우위가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분업과 협력이 필요하다. 주자는 중용에서 ‘여러 기술자들이 각자 재능으로 만든 물건을 교환하면 농사짓는 사람이나 장사하는 사람이나 서로 도움이 되고, 재화가 풍족하게 된다’고 했다. 요즘 시각으로는 잘난 사람이 권력과 명예, 재력까지 독식하기는 어렵다고 풀이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세상은 살만한 것이다.

 

다섯, 치망설존(齒亡舌存) vs 강하면 부러진다.

치망설존(齒亡舌存)은 치아가 망가져도 혀는 남는다는 뜻이다. 강한 것은 부러지고, 부드러운 것은 존속됨을 비유한다. 치망설존의 유래는 설원(說苑)에 실린 노자(老子)와 상종(常從)의 대화다. 상종이 “내 이가 아직 남았느냐”고 물었고, 제자 노자는 “모두 빠졌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상종이 이가 빠진 이유를 물었다. 노자는 “혀가 남은 것은 부드러움 덕분이고, 치아가 다 빠진 것은 강한 까닭입니다”라고 답했다. 갈대는 흔들리지만 부러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섯, 절치부심(切齒腐心) vs 설욕은 기필코!

절치부심(切齒腐心)은 매우 분노하여 한(恨)을 품은 상태다. 이를 갈면서 설욕을 노리는 것이다. 출전은 사기(史記)의 자객(刺客) 열전이다. 연나라 협객인 형가는 진시황 암살을 꿈꿨다. 그는 진시황을 믿게 하는 방법으로 연나라 장군 번어기를 희생시킬 생각을 했다. 그는 번어기를 찾아가 그대의 목을 진시황에게 바치면서, 순간적으로 그를 암살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번어기에게 나라를 위해 죽어줄 것을 간곡하게 청했다. 이에 번어기는 “이 방법이 내가 밤낮으로 절치부심하던 것(此臣之日夜切齒腐心也)”이라고 답하고 스스로 목을 베었다.

 

고려의 재상인 정몽주의 동상. 왼손에 쥐고 있는 게 홀(笏)이다.  홀은 고려 조선 중국의 관리가 소지한 물건으로 관직 등급을 알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대원김씨가 가져온 상아홀과 조선의 옥홀은 크기와 재질이 달랐다.홀을 통해 대원김씨 부친의 신분을 짐작할 수 있다. ⓒ임옥택 담양군손부

고려의 재상인 정몽주의 동상. 왼손에 쥐고 있는 게 홀(笏)이다.  홀은 고려 조선 중국의 관리가 소지한 물건으로 관직 등급을 알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대원김씨가 가져온 상아홀과 조선의 옥홀은 크기와 재질이 달랐다.홀을 통해 대원김씨 부친의 신분을 짐작할 수 있다. ⓒ임옥택 담양군손부

 

일곱, 상치분신(象齒焚身) vs 재산은 독이다.

상치분신(象齒焚身)은 코끼리가 상아(象牙)로 인해 몸이 불태워짐을 말한다. 상아는 코끼리 코 양옆으로 길게 튀어나온 앞니다. 가격이 최근 30년 내에 10배 이상 올랐을 정도로 비싸다. 코끼리가 밀렵군들의 표적이 되는 이유다. 재산이 많은 게 오히려 독이 됨을 이른다. 출전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상유치 이분기신 회야(象有齒 以焚其身 賄也)다. 코끼리는 상아로 인해 생명을 잃는다는 의미다.

 

여덟, 불치인류(不齒人類) vs 인류애는 무엇인가.

불치인류(不齒人類)는 사람 축에 들지 못하는 사람이다.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삶이다. 예기(禮記) 옥조(玉藻) 등에 나오는 이 용어는 조선시대 서자들에게도 적용됐다. 서얼 출신 실학자인 박제가는 서자를 '불치인류(不齒人類) 세세지색(世世枳塞)이라고 했다. 사람 축에 들지 못하고, 대대로 벼슬길도 막혔다는 뜻이다. 지금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세상이다. 아, 요즘은 옛날에 비해 참 좋아진 세상이다.

 

아홉, 향당상치(鄕黨尙齒) vs 동방예의지국 예절은!

마을에서 어른을 공경하여 받드는 게 향당상치(鄕黨尙齒)다. 향당은 마을이고, 치(齒)는 나이다. 동방예의지국의 기초 예절인 향당상치의 출전은 장자(莊子)의 천도편(天道篇)이다. ‘종묘에서는 조상을 높이고, 조정에서는 지위 높은 사람을 높이고, 마을에서는 어른을 높이고, 일할 때는 현명한 사람을 높인다. 이것이 대도의 차례다(宗廟親 朝廷尊 郷黨齒 行事賢 大道之序也)’.

 

열, 치여호서(齒如瓠犀) vs 미백의 아름다움을 아는가.

치여호서(齒如瓠犀)는 치아가 박씨처럼 희고 가지런해 아름답다는 뜻이다. 공자 시대부터 미인의 필수조건은 하얀 치아였다. 춘추전국시대에 절세미인 장가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노래가 유행했다. 이 내용이 ‘시경’에 실렸는데, ‘치아가 박의 속과 같다’는 치여호서(齒如瓠犀)가 보인다. 여성은 인지가 깨어나면서 희고 맑고 선명한 치아를 원했다. 그 꿈이 요즘에는 어렵지 않게 실현된다. 치과에서 시행되는 치아미백 치료의 힘이다.

 

 

<글쓴이> 송창석

세종대왕신문 치의학 자문위원. 청담뷰치과대표원장. 보건복지부인증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한국스페셜케어임플란트 치과의사회 KSCD 회장. 미국 네브라스카대학교 치과대학 UNMC VISITING SCHOLAR. 경희대 치대 졸업